2009년 9월 10일 목요일

원서 쓸 대학이 없던 학생.. 그 후 이야기..

 

“엄마, 원서 쓸 대학이 없어.”라는 글을 쓴 후 많은 분들이 그 학생에 대한 많은 글들을 남겨 주셔서 이렇게 후기 아닌 후기를 작성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지난 글 보기]

 

제가 어머님과 학생과의 대화를 한 후 그 다음 이야기입니다.

지난 일요일 저는 여느 때와 같이 그 학생의 집에 과외를 하러 갔습니다.

 

“저번에 이야기한거 아버지한테 말씀 드렸어”

“네.. ”

“아버지가 뭐라고 하셔?”

“아... 우선 집에서 가까운 대학들 우선적으로 쓰기로 했고요. 그 다음에 기계과, 사회복지학과 이렇게 쓰기로 했어요.”

“기계과는 왜 써?”

“아.. 제가 자동차는 좀 많이 좋아하니까.. 안되더라도 쓰고 싶기는 또 해요..”

“뭐야! 기계과 싫다고 해놓고!!”

“대학가서 기계과 가면 수학을 해야되는게 걱정이 돼서 그렇지 자동차는 관심이 많아요.”

“그래.. 어차피 너 인생이니까. 너가 알아서 잘 결정하겠지..”

 

이렇게 학생과의 대화는 끝나고 수능 공부를 위해서 수학을 가르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얼마 후... 학생의 아버지가 밖에 잠깐 나가시는 길에 학생이 있는 방에 노크를 하고 살짝 들어오셔서..

 

 

“아이구.. 선생님, 애 좀 잘 부탁드립니다. 애가 공부 안한걸 어떻게 하겠어요. 그냥 시험 있는 마지막 날까지 열심히 해야죠. 다 큰 걸 패버릴 수도 없고 애 진학지도 좀 잘 부탁드립니다.”

“아.. 아빠 공부해야대~”

 

이렇게 짧은 한 마디를 남기시고 바로 나가셨다. 그런데 학생의 아버지의 말에서 아들에 대한 사랑이라고 할까 그런 것이 많이 느껴졌고 학생의 반응도 아버지가 그렇게 싫다는 표정이 아니라 아버지와의 장난이 가득한 말투였다. 내가 이상해서 물어봤다.

 

“너, 그 날 대화 잘 됐나보다.”

“네.. ㅋㅋ.. 아버지가 이야기 잘 들어주셨어요.”

“어머니가 많이 도와줬나보네?”

“에휴.. 엄마는.. 그냥...... 에휴ㅠㅠ”

“왜??”

“엄마는 제가 아버지한테 자료 좀 보여주기 위해 컴퓨터 좀 하러가면 이리와서 아버지하고 얘기하라고 닦달하고.. ㅠㅠ”

“뭐야. 엄마도 다 너가 얘기 안하니까 그런거네 ㅋㅋ”

“뭐.. 그렇죠 ㅎㅎㅎ”

“다 잘됐네.”

 

학생도 얼굴에 많은 미소를 띄고 있었다. 내가 잠깐이지만 아버지의 말씀과 학생과의 대화를 통해 느낀 것이지만 아버지와 학생 간 부자간의 대화가 상당히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평소에 학생과 아버지와의 대화는 단지 안부를 묻는 정도의 말이었지 자신의 솔직한 이야기를 꺼내어 본 적이 없었었다. 어렸을 때 아버지의 무서운 인상만 남아있었던 학생은 내가 나서서 이야기를 해보라고 할 때까지는 단지 아버지의 말을 모두 수긍하고 받아들이는 아들이었을 뿐이었다. 하지만 어머니와 나 학생과의 대화 이후 어머니가 많이(?) 도움이 되지는 않았다고 학생이 그랬지만.. 어쨌든 어머니의 남모르는 도움으로 아들과 아버지와의 진심어린 대화가 오간 이후 아버지도 아들의 현재 상태와 고민거리를 들어주며 아들의 든든한 후원자가 된 것이다.

 

또, 제가 과외를 하러 갔을 때 학생의 달라진 점이 눈에 띄었다. 이 전까지 일요일 아침 10시에 과외를 하러 갔을 때 이 학생은 매번 그 때까지 잠을 자고 있었다. 하지만 아버지와의 대화 이후 처음으로 간 학생의 집에서 그 학생은 벌써 옷은 차려 입고 아침 일찍 독서실에 자리를 맡아 놓은 상태로 나를 맞이하고 있었다. 이러한 변화가 언제까지 갈지는 확실히 모르겠지만 분명 대화 이후 아버지와 무언가의 약속을 한 것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또 하나의 변화.. 그 집에서 나를 대해주는 것도 많이 달라졌다. ㅎㅎ 간식거리와 먹을 것이 훨신 더 풍부해졌다는.... ㅎ

 

 

  이렇게 그 학생의 뒷 이야기를 쓴 이유는... 나를 포함하여 많은 분들이 부자간의 대화는 많이 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나와 아버지와의 대화는 가끔씩 있는 아침먹을 때의 대화.. 그리고 평일에는 아버지와 나와의 시간이 잘 맞지 않아 대화를 할 시간조차 없고.. 주말에도 TV를 같이 보는 정도이다. 아버지와 내가 진솔한 대화를 한 적이 기억에 없을 정도로.. 우리 부자도 대화 단절상태에 이른 것과 같기도하다.

하지만 내가 고3일 때 마찬가지로 아버지의 말 한마디가 나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수능을 망치고 집에 돌아와 나 또한 원서 쓸 곳이 마땅치 않아 좌절하며 눈물을 훔치고 있을 때.. 아버지가 나에게

 

“아들, 하고 싶은거 해. 아빠가 너 하고 싶은 건 힘 닿는 데까지 밀어줄게.”

 

별 말이 아닌 것처럼 느낄 수 있겠지만 내가 하는 일에 관해 든든한 후원자가 있다라는 사실이 나에게 큰 힘으로 다가왔고 이듬해 괜찮은 성적으로 원하는 대학에 들어갈 수 있었다.

 

  아버지는 나의 적이 아닌.. 든든하 후원자 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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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5개:

  1. 어머님께서 방향을 잡으려고 노력한다면, 아버님은 후원자가 되고자 하는 것 같아요. 물론 자신의 의지가 더욱 중요하지만 말이죠. 당연히 예외도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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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전 고3때 수능 망치고 와서 적막이 흐르던 집이 기억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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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가족이 후원자가 되어 준다면

    정말 든든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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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딸이랑 엄마는 얘기 많이 하는 편인데 부자지간은 좀 안그렇더군요...^^

    그렇지만 역시 대화가 필요해요~~ : )

    잘됐어요,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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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아버지와의 대화 생각해보면 거의....

    그래서 저는 아이들과 대화를 많이 해보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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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정말.. 든든한 후원자 하나 있으면 세상이 내것 같죠..ㅋ

    아버지는 영원한 가족의 후원자..

    이땅의 모든 아버지를 응원합니다..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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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비밀 댓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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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아버지...든든한 후원자여야죠.

    우리 남편도 너무 억압적이라서 걱정입니다.ㅎㅎ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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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어찌되었든 좋게 되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네요...최근 제가 비슷한 경우는 아니지만 저도 아버지에 대한 불만이 있는데...

    그것이 저를 걱정하셔서 하시는 말씀인 것을 아는 나이가 되었지만 걱정이 아닌 믿음으로 변했으면 하는 바램있거든요.....

    휴~~-_-;;;





    80세 노인이 60세 자식에게 차 조심하라는 말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자식에 대한 사랑만큼은 변하는게 아닌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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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자식사랑은 언제 봐도 훈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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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부모님의 사랑을 다시금 느끼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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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하아.. 저도 아버지께서...

    나 하고싶은대로 살아라!!!

    게임만 죽도록 하다가..ㅋㅋㅋㅋ

    죽을뻔 했습니다 ㅜㅜ

    하아;; 항상 아버지의 넓은 마음... 존경하옵니다 ㅜㅜ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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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하고 싶은 거해"란 말의 힘으로 원하는 대학 가셨다니

    아버님의 사랑의 힘이 아닌가 합니다... 가족이란 힘의 원동력이죠... 에몽Plus님 편안한 저녁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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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아아..정말 좋은 아버지세요. 하고싶은것을 하면서 살수 있는 삶이 진정한 삶인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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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중요한 순간에 아버지의 역할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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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전 딸인데요...어찌하다보니..아빠랑 대화가 많이 줄었네요..흠~

    가끔 아빠한테 전화하면 너무 좋아하시는데..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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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역시 부모님과의 대화가 중요해요..

    대화가 잘 풀리니깐.. 저렇게 잘 되는 것을~~

    암튼 잘 풀려서 다행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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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저도 부모님과 대화를 회피하는 스탈....

    반성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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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 무슨일이든 대화로 풀어가는게 가장 좋은 방법이겠죠.

    저도 가끔 아이들과 대화로 풀어야 하는데 그렇게 못할때가 더 많은것 같아요.

    잘 읽고 갑니다. 좋은 주말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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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 저도 대화 회피형이에요. 경제적문제가 가장커서...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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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 @pennpenn - 2009/09/10 10:33
    ㅋㅋ



    대학이 합격되야.. 모두 잘되는거겠지욯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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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 @용짱 - 2009/09/10 11:02
    대학 합격이 해피엔딩이겠지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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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 @White Rain - 2009/09/10 11:06
    맞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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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 @blue paper - 2009/09/10 11:08
    저도 고3때는 망치고.. 눈물을 펑펑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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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 @아르테미스 - 2009/09/10 11:13
    가족.. 최고의 후원자인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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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 @mari - 2009/09/10 11:56
    대화 대화 대황!!!



    중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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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 @핑구야 날자 - 2009/09/10 12:42
    아.. 좋은 부모님이신것같아요~~



    그런데 아이들이 부담스러워하면..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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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 @Anonymous - 2009/09/10 12:44
    감사합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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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 @저녁노을 - 2009/09/10 13:49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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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 @랠래 - 2009/09/10 14:06
    하... 좋은 댓글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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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 @하수 - 2009/09/10 14:10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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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2. @빛무리 - 2009/09/10 14:25
    ㅋ 부모님의 사랑은.. 언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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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3. @악랄가츠 - 2009/09/10 18:25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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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4. @SAGESSE - 2009/09/10 18:50
    좋은 주말 보내셨나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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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5. @유리 - 2009/09/10 21:28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사는 삶......



    좋은것 같은데 많이 힘들죠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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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6. @탐진강 - 2009/09/10 23:39
    든든한 후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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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7. @보링보링 - 2009/09/11 02:02
    ㅋㅋㅋ ㅋㅋ 대화 많이하고



    전화 많이 하세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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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8. @쏠트[S.S] - 2009/09/11 11:06
    대학 합격이...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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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9. @참좋은미시 - 2009/09/12 11:33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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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 @gk - 2009/09/13 10:59
    경제적문제..?? 대화회피??



    무슨 관계에용??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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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1. 아.. .저도 대학갈때.. 참 고민이 많았죠..쓸데가 없어서.



    지금 다닌곳도 7차 추가합격인가로 붙었던..



    전 진짜 아버지가 진정한 조력자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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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2. @김치군 - 2009/09/14 17:39
    합격만 하면 장땡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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